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살아 있다는 것 잎사귀와 풀잎 속 불이 너무 푸르다, 마치 여름마다 마지막 여름인 것처럼 바람 불어와, 햇빛 속에 전율하는 잎들, 마치 모든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약한 발과 긴 꼬리로 꿈꾸는 듯 움직이는 붉은색 도롱뇽 너무 잡기 쉽고, 너무 차가워 손을 펼쳐놓아 준다. 마치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Living by Denise Levertov The fire in leaf and grass so green it seems each summer the last summer. The wind blowing, the leaves shivering in the sun, each day the last day. A red salamander so cold and so easy to catch, dreamily moves his delicate feet and long tail. I hold my hand open for him to go. Each minute the last minute. 여름이 다 타들어 가던 날 날개를 주웠습니다 내 날개였습니다 시를 읽는 다는 것은 여러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여름밤 들깻잎에 초승달을 싸서 어머님께 드린다 어머니는 맛있다고 자꾸 잡수신다 내일 밤엔 상추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어머니 나의 어머니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됩니다 정호승 시인은 일상의 쉬운 언어로 현실의 이야기를 씁니다 쉬운 말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그려냅니다 정호승 鄭浩承 1950~ 경상남도 하동 출생. 세례명은 프란치스코.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도시 변두리에서 매우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고, 전국고교문예 현상모집에서 “고교문예의 성찰”이라는 평론으로 당선되어 1968년 문예장학금을 지급하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들어가게 되었으며, 같은 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73년1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시인 이 되었으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소설가로도 등단하였습니다. 시집으로 《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있습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에 19767년에는 김명인 · 김승희
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서로 안에 사랑에 처음 눈뜨던 순간 나는 그대를 찾기 시작했다. 그것이 얼마나 눈먼 짓인지 모르고서 사랑하는 이들은 끝내 어디서도 만나지 않는다. 늘 서로 안에 있으므로 -루미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는 이슬람 마울라위야 종단을 창시한 수피입니다 깨어나라, 아침이므로 당신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지 사랑에 빠지라 아침의 포도주를 마시고 취할 시간이라 팔을 벌리라, 영접할 아름다운 이가 왔도다. 황홀한 불멸의 생명을 와서 볼지라. 이 생명은 죽음으로부터도 제외되었도다. 행운이 우리를 모른 체할 때는 지나갔도다 오, 사랑이여, 지금부터는, 그대가 행운을 모른 체하라. 수백의 달을 지닌 하늘이, 돌기 시작했도다. 오, 불쌍한 하늘이여, 오직 광채가 있는 날은, 하루가 남아 있을 뿐이니 충만하고 침묵할지라 영혼이 우리의 형태를 마르게 하면, 아름다운 이에게 수백 번의 사죄를 해야 할 테니. 루미의 시들은 아름답습니다 잘랄 앗딘 알 루미 1207~1273. 이란의 시인. 페르시아 문학의 신비파를 대표합니다. 1244년에 방랑자였던 노스승 샴스우딘에게 사사했고, 시를 쓰며 신비주의에 몰두했습니다. 루미의 가르침은 '사랑과
K-Classic News 문학평론가| 까막눈 하느님 해도 안 뜬 새벽부터 산비탈 밭에 나와 이슬 털며 깨단 묶는 회촌마을 강씨 영감 성경 한 줄 못 읽는 까막눈이지만 주일이면 새 옷 갈아입고 경운기 몰고 시오리 밖 흥업공소에 미사 드리러 간다네 꾸벅꾸벅 졸다 깨다 미사 끝나면 사거리 옴팍집 손두부 막걸리를 하느님께 올린다네 아직은 쓸 만한 몸뚱아리 농투성이 하느님께 한 잔, 만득이 외아들 시퍼런 물 속으로 데리고 간 똥강아지 하느님께 한 잔 모 심을 땐 참꽃 같고 추수할 땐 개좆 같은 세상에게도 한 잔 그러다가 투덜투덜 투덜대는 경운기 짐칸에 실려 돌아온다네 인간적인 느낌과 통찰력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아름다운 방법으로 진실을 말합니다 수천겹의 비밀로 반짝이게 하는 힘도 있습니다 시의 상징은 보이지않는 세계 미경험의 세계에 닻을 내립니다 우리의 진실을 어떤 사람에게 들려주는 행위만으로도 치유가 일어납니다 철학적 혹은 인문학적 눈높이의 시선을 갖기입니다 전동균 1962~ . 대한민국 시인. 경주에서 태어나 천마총 고분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86년 『소설문학』 신인상 시부문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
K-Classic News 원종섭 시문학 |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 이외수 이번 생은 틀렸어 삶은 늘, 몸도 마음도 무수한 생채기와 상처로 얼룩진 채 처절하게 견뎌야 하는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그럼에도,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것 그래야 버틸 수 있는 것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고. 그러니 부디 당신 눈물을 닦고 어깨 펴시길 이번 생은 막 살아 갑니다 당신은 세상을 아
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비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하루 종일 이대로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잠시 그 충동과 싸웠다. 그러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항복했다. 비 내리는 아침에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기로. 나는 이 삶을 또다시 살게 될까? 용서할 수 없는 똑같은 실수들을 반복하게 될까? 그렇다. 확률은 반반이다. 그렇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온통 순수하게 적십니다 고독한 시간을 확보합니다 비 오는 날에 어울리는 시입니다 "비는 대지의 시" -월트 휘트먼 "비는 하나님의 눈물 눈물은 마음의 빗 방울이다 " - -월북시인 조운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쓰는 것은 최고의 사치입니다 비 내리는 날에는 그저 마음에 순종하고 싶어집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됩니다 레이먼드 클레비 카버 Raymond Clevie Carver 1938~1988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작품을 쓰겠다"고 천명한 미대륙의 국민시인 워즈워스 이후 일상어로 작품을 쓰는 데 성공한 이백년 만의 작가로 미국 문학사는 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안톤 체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즐거운 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에 수록 푸른 빛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아름다운 글귀를 하나 품읍시다 내 마음의 신념이 되니까요 시인이 고등학교 3학년인 18세 때 쓴 시입니다 연상의 여인을 향한 연애편지 입니다 황동규의 아버지는 <소나기> 로 유명한 소설가 황순원 입니다 시인의 딸 황시내도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3대에 걸친 보기드문 문인 집안입니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노을입니까" "내 볼에 그리고 당신 볼에 잠뿍 피어진 그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그대로 두어라 내 고난의 시절에 성모 마리아께서 지혜의 말씀을 주셨네 "그대로 두어라" 그리고 어둠 속을 헤매일 때 마리아께서 또 내 앞에 나타나 지혜의 말씀을 주셨네,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내버려두어라 지혜로운 말씀 내게 속삭였네, 그대로 두어라 상심한 이 세상 모든 이들은 그 말씀이 곧답이 될 거라 믿는다네, 그대로 두어라비록 그들이 오늘 헤어진다 할지라도 다시 만날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니,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두어라, 그대로 내버려 두어라 해답은 있을 것이니, 그대로 두어라one Let It Be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상상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생각해보면 쉬워요 그러면 지옥도 없고 우리 위에는 오직 하늘만이 있어요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봐요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봐요.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아요 그러면 죽고 죽일 일도 없고 종교 역시 없어요 평화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봐요 아하, 당신은 날 몽상가라고 말하는군요 하지만 나 혼자만은 아니죠 언젠가는 당신도 그러길 바래요 그리고 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소유가 없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이 그럴 수 있을진 몰라도 그러면 탐욕도 굶주림도 없고 형제 같은 사랑만 있어요 이 세상 모든 것을 나누는 사람들을 생각해봐요 아하, 당신은 날 몽상가라고 말하는군요 하지만 나 혼자만은 아니죠 언제가는 당신도 그러길 바래요 그러면 이 세상은 하나되어 살게 될 거예요 - 존 레논 Imagine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 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테오에게 3 이곳의 밤은 지독하게 아름다울 때가 있다. -1888.4 나는 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이다. -1888.8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6 실제와 똑같이 그리고 색칠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다. 설령 현실을 거울로 비추는 것처럼 색이나 다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 가능할지라도,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888.6 과거에 종교나 사회주의에 심취한 적이 있는데 그때 사실은 사랑에 빠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사랑에 빠지지 못해서 종교나 이념에 몰두하게 된 것이지. -1887 그런 작업을 마치고 나서 긴장을 풀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술 한 잔 마시거나 독한 담배를 피우면서 멍하니 취해 있는 것이다. -1888.7 우리는 광휘를 발하는